가을방학은 정바비(produce)와 계피(vocal)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밴드다. 둘의 만남이 처음 이루어진 것은 2008년이었다. 1995년 언니네 이발관의 멤버로 시작한 이래 줄리아 하트(Julia Hart), 바비빌(Bobbyville) 등으로 꾸준히 활동해오던 정바비는 2008년을 맞아 안식년을 갖고 1년간 음악계를 떠나 있었다. 한편 계피에게 있어 2008년은 뮤지션으로서 매우 활동적인 한 해였으며 당시 소속해 있던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공연 및 정규 앨범 작업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공연장 뒷켠에서 어색하게 만난 이들은 이내 두 사람 모두 줄리아 하트의 오랜 팬이라는 사실을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혹시 나중에 백보컬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계피의 말에 정바비가 응한 것은 그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흐른 2009년 늦봄께였다. 이때 정바비는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하여 곡 작업에 한창 몰두하고 있었고 계피는 파란만장한 밴드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평온한 자연인의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부담없이 가볍게 몇 곡 작업해 보자는 제안을 시작으로 둘은 2009년 6월에서 7월 사이 총 12곡을 작업했고 차례차례로 작업한 내용물을 듣는 동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결합이 꽤 자연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때쯤엔 함께 앨범을 만든다는 것은 이미 기정 사실이 되어 있었다.
연말/연초 발매를 목표로 한 정규앨범의 예고편 격으로 발표되는 이번 디지털 싱글 2곡은 계피와 정바비가 여름 두 달간 작업한 곡들 중에서 자신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두 곡을 추린 것들이다. 가라타니 고진의 에세이 <소세키의 다양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 <가을방학>은 인간 욕망이 현실에서 주저 앉고 마는 과정을 쓰라린 센티멘털리즘의 필터를 통해 보여준다. <3월의 마른 모래>는 의미를 부여해 가까스로 밀어내자마자 다시금 거칠게 파도 쳐 오는 무의미의 망망대해 속에서 살아 숨쉬는 온기를 찾아 떠도는 모습을 담담히 묘사한 곡이다. 항상 꼭 필요한 음과 가사보다 20% 정도를 더 써넣는 정바비의 작법과 전형적인 '가수'들보다는 20% 정도 힘과 감정을 빼서 부르는 계피의 창법이 이루는 미묘한 조화에 귀 기울여 들으면 더 흥미로운 감상이 될 것이다.
공연장을 싸하게 만드는 노래는 더 이상 발표하고 싶지 않았던 정바비, 그리고 음악생활 자체를 다시 할 생각이 없었던 계피가 만나 생명을 얻은 이 노래들에, 팍팍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힘은 없을지도 모른다. 가슴 따뜻한 추억에 젖을 공간도,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의 예감 또한 찾기 힘들 것이다. 다만 마취, 환상, 각성 그 어떤 것도 일으키지 않을 이 두 곡의 조그만 화학 작용 속에서, 어쩌면 듣는 이는 자기도 모르게 그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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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을방학 - 秋季假期
http://www.5nd.com/ting/333356.html
2.3월의 마른 모래 - 秋季假期
http://www.5nd.com/ting/333357.html
发行时间:2009.10.16